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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자녀 독립 후 느껴지는 쓸쓸함, 빈 둥지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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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가 대학에 진학하거나 취직·결혼 등의 이유로 독립하게 되었을 때, 

부모가 느끼는 깊은 상실감과 외로움을 ‘빈 둥지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의 품을 언젠가 떠나기 마련이다. 

이때 부모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은 자녀와 자신을 위해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다. 

빈 둥지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어느날 갑자기 애착 대상이 사라지는 일 

3월은 각종 학교의 입학과 더불어 개학, 개강, 입사, 결혼 등 인생의 새로운 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다. 함께 거주하던 자녀가 타지에 있는 학교에 입학하거나 취업, 결혼 등으로 독립을 하면서 자녀와 떨어지게 된 부모에게는 빈 둥지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빈 둥지 증후군은 이처럼 자녀와 갑자기 떨어지게 된 부모가 늘 함께이던 애착의 대상이 눈앞에서 사라지면서 세상에 혼자 남게 되었다고 느끼는 심리적 불안 증상이다. 자녀가 독립하면 사회생활과 가장의 역할에 바쁜 남편보다는 가정관리와 자녀 양육에 전념한 주부가 더욱 큰 상실감을 경험하게 된다. 게다가 자녀의 독립 시기가 일반적으로 중년 여성의 폐경기와 맞물리면서 심적 고통이 더욱 배가되는 경향이 있다. 빈 둥지 증후군을 질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장기간 지속되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심각한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빈 둥지 증후군을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목적을 잃었다고 느낀다. 바쁘게 시간을 보내던 일상이 할 일이 없어 한가해져 버린다. 자녀가 본인의 통제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좌절감이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자녀들에게 그간 쏟았던 노력이 허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녀를 돌보느라 신경쓰지 못했던 배우자와의 관계도 예전같지 않고 조금은 불편할 수 있다. 또한 아이들이 본인의 통제를 벗어나서 하는 결정이나 행동들에 대해서 걱정도 있을 것이다. 이런저런 걱정에 우울해지고 불안감을 느끼며 의욕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게 된다.빈 둥지 증후군의 원인은 우울증의 기본 심리적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상실감’ 즉 ‘loss’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특히 애정과 관심 등 에너지를 더 많이 쏟았던 대상이 사라질 경우에 그 에너지가 갈 곳을 잃어 빈 둥지 증후군이 생긴다. 결국 이런 스트레스가 뇌의 호르몬이라고 하는, 즉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 기능의 균형을 깨트려 여러 증상들이 생기게 된다.

 

빈 둥지 증후군에 유독 취약한 사람은?

자녀와 더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 부모, 배우자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부부, 사회생활을 하지 않고 육아에 전념한 사람, 자녀가 한 명일 경우에 빈 둥지 증후군을 더욱 심하게 겪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빈 둥지 증후군에 심하게 노출된 부모는 우울, 알코올 중독, 자아 정체성 위기를 겪거나 부부의 결혼 유지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빈 둥지 증후군을 이겨내려면 초기의 우울감을 잘 극복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녀의 독립 이후에 수면장애와 함께 식욕·주의력·집중력이 떨어지고 이유 없이 짜증이 늘면 빈 둥지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초기엔 가벼운 운동이나 산책 등으로 이겨낼 수 있지만 이런 증상이 2주 이상 지속적으로 이어진다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 

미리부터 자녀와 심리적으로 거리를 두는 훈련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자녀 교육을 한 걸음 떨어진 상태에서 바라보고 대비해야 한다는 의미다. 평소 자신에게 50%, 배우자에게 20%, 자녀에게 30%만 투자하는 ‘5대 3대 2 법칙’을 지킬 필요가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은 자녀교육과 관계없는 사람을 만나 시간을 보내고, 배우자와도 새로운 주제로 대화를 나누면서 ‘아이 부모’가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정신적 신체적 통증을 모두 동반하는 빈 둥지 증후군  

빈 둥지 증후군은 흔하게 불면증이 나타나고, 특별히 신체적인 문제가 없음에도 여기저기 몸이 아프고, 특히 두통이나 어깨 통증 등이 나타난다. 또한 소화도 잘 안 되고, 자주 가슴이 답답하고, 입맛도 없고, 체중이 줄고, 성욕도 떨어지고, 기운이 없고 쉬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인지적인 증상으로는 의욕이 없이 만사가 귀찮고, 뭘 해도 재미가 없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다 내 잘못인 것 같이 괜한 죄책감이 들고, 주의 집중력이 떨어져 건망증 등이 생기기도 한다. 죽음에 대한 생각으로 우울하고 무기력해지고, 정서적인 불안정으로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갑자기 화를 내거나 과격한 행동을 하기도 한다.이러한 심리적 상실감과 시간적 공허감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나친 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신에 대한 연민과 자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는 중년들의 건강염려증이나 성형 수술을 들 수 있다. 또한 빈 둥지 증후군을 해소하려는 미봉책으로 늦둥이를 가지려 하기도 하고 심리적 상실감을 견디지 못해 알코올 중독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빈 둥지 증후군의 심각성에 대해 대부분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더군다나 증상이 두통이나 어깨 통증 등 신체 통증을 동반하다 보니 이런 증상이 나타나도 특별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많은 질병에서도 치료 시기를 놓친 경우, 치료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듯이 빈 둥지 증후군에서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만약 오래 방치하면 증세가 심각해져 자살 충동 및 자살 행동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위에 열거한 여러 증상들이 거의 매일 2주일 이상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여 전문적인 진단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혹시 당신도 빈 둥지 증후군? 

 

∨최근 슬프거나 짜증나는 일이 잦아졌다

∨전에는 즐거웠던 일들도 흥미를 잃었다

∨체중이 늘거나 식욕이 급격히 늘었다

∨이유없는 죄책감에 시달린다

∨불면증에 시달린다

∨집중이 잘 안되고 무언가 결정이 힘들다

∨항상 피곤하고 에너지가 없다

∨늘 안절부절 못하고 불안하다

∨자신감이 없다

∨자살이나 죽음을 생각하게 된다

 

위 항목중 0-1개 정도는 큰 문제가 없지만, 2-4개 정도는 약간의 우울증 증상이, 5개 이상은 상담이 필요하다.

 

 

 둥지 증후군을 극복하는 방법 

 

1. 가족들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

일상에서 있었던 가벼운 이야기라도 부모님과 자주 연락을 하고, 관심의 표현도 많이 해드리는 등 자녀의 관심이 부모님으ㅣ 빈 둥지 증후군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나이가 들수록 의지할 수 있는 것은 부부인 만큼,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하면서 함께할 수 있는 취미활동이나 산책, 여행 등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2. 무엇보다 자신에게 집중하기 

자신이 좋아했던 것들을 다시 시작하자. 그림을 그려도 좋고, 음악을 들어도 좋다. 야외 활동, 새로운 친구, 취미는 상실감을 줄여주기 때문에 빈 둥지 증후군 해소에 도움이 된다. 다만 몰입하기보다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3. 규칙적으로 생활하기 

규칙적인 식습관은 물론 규칙적인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신체적 건강이 나빠지면 우울감이 터 커지기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서, 하루 30분 이상 햇빛을 쬐는 것이 도움이 된다. .

 

4. 부모가 아닌 다른 역할 찾기

부모도 사람이 살면서 수행하는 여러 역할 중 하나일 뿐이다. 당신이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새로운 역할을 찾아라. 아이가 둥지를 떠난 바로 지금이 또 다른 나를 개척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5. 천천히 준비하라

자식과 자신을 한 몸으로 여기면 아이가 둥지를 떠났을 때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느끼지만, 천천히 조금씩 거리를 두다보면 고통은 느껴지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독립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부모와 아이의 유대감을 높일 수 있고, 함께 하는 시간을 더욱 소중히 생각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6. 배우자와의 관계 회복하기 

부모에게 1순위는 아이다. 부모는 아이에게 집중하느라 배우자를 소홀히 하는 경향이 있다. 아이가 둥지를 떠난 지금이 배우자와의 관계를 회복할 좋은 기회다. 외식을 하거나 야외 활동을 같이 하면 배우자와 관계를 돈독히 하는데 도움이 된다.

 

7. 아이와 거리를 둬라

둥지를 떠나 날아오른 아이를 예전과 똑같이 대하는 행동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독립한 후에도 아이의 소셜미디어를 매일같이 체크하고 아침마다 전화를 거는 부모가 있다. 아이와 거리를 두지 않으면 빈 둥지 증후군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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